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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9년 제주도 여행 3일차 - 한라산! 영실-윗새오름 코스 탐방(하늘이 열리고, 상고대를 만나다)

by 통합메일 2019.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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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일차 우리는 원래 9시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데이즈호텔 서귀포의 특성상 주차타워에서 차를 빼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되면서 많이 늦어졌다. 그래서 영실 주차장에 도착했을 땐 10시 30분 정도였고,, 차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바로 이 자리에서 한참 줄을 섰는데.. 메인 주차장을 한참 위에 있어서 못 올라가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을 많이했다.

저기까지 가야 한단 말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간발의 차이로 내 뒤로도 정말 많은 차들이 줄을 섰다.

10시40분에 매표소에서 주차료 1,800원 결제를 했고.. 아랫쪽 주차장에서 대기하다가 메인 주차장에서 차가 내려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빠져서 드디어 우리도 메인 주차장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메인 주차장 까지 걸어올라가는 분들도 꽤 있었다.

여기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고고

근데 요새 날씨가 별로 안 춥고 서귀포의 경우에는 밤에 돌아다녀도 무슨 봄날씨처럼 따뜻해서.. 우리는 노스페이스 맥머도 솔라 구스다운 자켓을 일찌감치 벗어놓고 왔다.

그런데 한라산으로 올라갈 수록 확실히 또 다른 세계가 펼처지면서 느낌이 싸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붙이는 핫팩이랑 그냥 한팩들을 양껏 준비해오기는 했지만... 올라가다 추울까봐 걱정이 많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무거운 패딩 안 입고 올라간 것은 꽤 좋은 선택이었지만.. 다른 방한 용품이 필요할 것 같았다.

메인 주차장에 있는

매점에 들어간 우리는

아이템들을 구입했다.
네파에서 제작한 방한 귀도리 모자를 한 개당 3만원에 구입했고, 주먹밥을 한 개에 3천원에 구입했다. 66,000원을 지출한 셈.

그리고 어제 새별오름에서 구입한 감귤을 함께 챙겼다. 올라가서 먹어봤더니 역시 짭짤한 주먹밥과 감귤은 매우 탁월한 궁합을 보여주었다.

이곳이 영실 탐빵로의 입구다

안내판...
윗세오름으로 가는 길은 어리목과 영실코스가 있는데 이 코스로는 백록담에 갈 수가 없고, 백록담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대편의 성판악 코스를 이용해야 한다.

동절기에는 12시면 입산이 통제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 11시20분 정도 됐다.ㅋㅋ 정말 아슬아슬하게 출발한 느낌이었다.

숲 속에는 눈이 꽤 쌓여있어서 일찌감치 아이젠을 착용했다.

등산코스가 후덜덜...
빨간색 구간이 힘든 거다...

숲길이 끝나자마자 가파은 계단이 속출했다. 사람들이 말한 게 이거구나했다. 올라가는 것도 그렇지만 내려가는 게 더 걱정되었다.

드문드문 이렇게 장관이 펼쳐졌다. 내려가시는 분들 부러워요.

계단이 끝날 줄을 모르고.. 사실 여기까지는 눈도 별로 없거니와 날씨도 온통 안개로 둘러싸여 있어서 경치를 즐길 것도 별로 없어서 그저 과롭기만 하였다. 그래도 저렇게 앞에 인파들이 언덕을 올라가는 풍경은 봐줄만 했다. 바로 병풍바위!

근데 12시37분.. 즉 항 시간 정도 올라오자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라산의.설경과 상고대를 보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뭔가 희망에 부풀기 시작했다.

쿄.. 뭔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랫동네에는 눈이 하나도 없는데 고도가 높아지니 눈천지가 되는 게 참으로 신기하다.

근데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힘들었다. 매점에서 산 30,000원짜리 네파 귀도리 방한 모자... 처음에 출발했을 때는 숲속이 별로 안 추워서 괜히 샀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다시 사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주 좋은 아이템이었다.

30분이면 윗세오름에 갈 수 있다는 설명이었는데 당시에는 이해가 안 갔다. 근데 걷다보니 빨간구간이 끝나면 경사도가 꽤 약해져서 빠르게 이동하면 정말 30분 만에 윗세오름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춥기도 하고 바람도 많이 불고.. 눈이 있따가 없다가 해서 아이젠을 신기도 안 신기도 애매했다. 좀 쉬었다가 아이젠을 다시 착용하고 가곤 했다.

어느새 하얀 풍경에 익숙해져 버렸다. 아직도 날씨는 희뿌옇다.

아이젠 착용.. 풀커버 아이젠이 아니라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꽤 쓸만했다. 특히 탈착의 편의성은 최고다.

설경이 끝내줬다...

13시14분 - 좀 더 걷다보니 숲길이 나왔고

그 다음에는 현무암 정원 같은 게 있었는데 여기저기 앉을만한 현무암 바위들이 있어서 여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까 준비해 온 주먹밥과 귤을 먹었다. 정말 꿀맛이었다. 배를 채우니.여유가 좀 생겨서 여기에서는 삼각대를 펼치고 사진도 좀 제대로 찍어보았다.

그리고 다시 출발했다. 뭔가..거의 다 온 것 같기도 한데.. 날이 흐려서 보이는 게 없었다.

눈 가지고 장난이나 치면서 걸어가던 그때..

정말 거짓말처럼 갑자기 구름이 걷히고 광명이 찾아왔다....

정말 최고... 엉망이던 풍경이 순식간에 스위스 안 부러운 장관의 설경이 되었다.

우리는 막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 했다.

최고의 풍경.. 구름이 우리 아래에 있다.

아무리 찍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아내는 특히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눈물이 날 것처럼 아름다웠다.

한참 사진을 찍었다. 폰카.. DSLR...엑션캠까지... 그리곤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는 내내 최고의 풍경이 계속 함께했다.

눈이 많이 왔다.

풍경에 취해서 잠시 걸었더니 금방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은 2시35분.. 3시간 정도 걸렸구나.. 그래도 생각보다는 빨리 온 것 같았다. 왜 사람들이 영실영실.거리는지 알 것 같았다.

윗세오름 팻말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제 대강 구간을 알겠다. 어디가 힘들고 어디가 절경인지..

앉을 새도 없이 내려갈 채비를 했다. 3시 전에 하산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3시를 넘어버리면 해가 지기 전에 못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

내려가는 건 올라오는 것의 역순이지만.. 그 또한 나름의 멋이 있었고... 스틱이 없다 보니까 내려가는 게 참 힘들었다. 다리가  풀려서 다리가 덜덜덜 떨렸다. 발가락도 많이 아프고..

날씨가 개서.. 내려가는 풍경이 정말 좋았다.

우리는 구름 위를 걷는다

하산 완료한 시간은 16시15분 정도였다. 1시간 20~30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내려오는 것도 역시 꽤 걸리는구나 싶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을 대미였고.. 날씨가 너무 계속 따듯하기만 해서... 올라가도 풍경이 없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고.. 우리 부부의 컨디션도 약간 난조여서 우려에 우려를 거듭했는데.. 이렇게 극적으로 성공적인 탐방을 하고.. 운명처럼 최고의 풍경을 맛보고 올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감사할 따름이다. 신에게, 자연에게,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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