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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쏘카 하루에 세 번 사고난 사람이 네트워크에서 소비되는 양상에 대해(운전이 문제인가 성별이 문제인가)

by 통합메일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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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og.naver.com/039145lyj/221935273956

 

근황

디씨에 블로그 캡처 퍼져서 온 커뮤에 다 돌고 블로그까지 링크타고 넘어오는데 여긴 신상이 너무 많이 담...

blog.naver.com

당사자분의 블로그

 

www.ppomppu.co.kr/zboard/view.php?id=humor&no=427405&ismobile

 

쏘카 하루에 3번 사고낸 사람.jpg

정말 민폐군

www.ppomppu.co.kr

그의 과거 글이 캡쳐되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조리돌림 당하고 있다.

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687613&memberNo=29949587&vType=VERTICAL

 

'쏘카'로 그랜저 빌려 하루만에 사고 3번 낸 여성이 올린 후기

[BY 인사이트] [이사이트] 박상우 기자 = "진짜 면허 뺏어야 한다" 도로 운전을 엉망으로 하는 사람들에...

m.post.naver.com

인사이트는 이걸 기사로도 쓰셨구먼


논란이 회자되는 양상을 가만히 지켜보면 당사자에게 주어지는 비판이나 비난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1.운전 실력에 대한 것(심하긴 하지만..)

2.여성이라는 것(공감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비판)

 

좀 따져보자.

 

1.운전 실력에 대해

상술했듯, 절반 정도는 운전 실력에 대한 비판이다. 이를 언명으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나올 것 같다. '당신 같은 사람이 운전하면 너무나도 위험하기 때문에 운전하지 마시오.'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언명이 정당한가? 나는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사자의 운전 실력이 상당히 걱정스럽고 또 그로 인해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에는 나도 동의하지만 그렇다면 비판 화살은 당사자가 아니라 당사자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한 당국에게 돌려져야 한다.

 

당사자가 무면허 운전을 한 게 아니라면 당사자는 합법적으로 면허를 취득해서 운전을 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보험을 안 든 것도 아니다. 비록 사고를 냈지만 뺑소니를 한 적도 없고, 물건에 피해를 입히고는 연락처를 남기고 보험 접수를 하는 등의 의무를 다했다. 비록 후일담에서는 이에 대해 자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했지만, 마땅히 해야하는 의무를 방기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잃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나는 당사자의 운전실력이나 그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가해지는 비판이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길거리에서 접촉사고를 일으킨 사람 모두에게 그와 같은 비판을 가하지는 않지 않은가? 그냥 운전이 익숙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유난히 운수가 좋지 않았던 날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나 역시 차에 치이면 죽는 인간으로서 이런 운전실력을 가진 운전자를 보며 심히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네트워크에서 이 사람이 소비되는 양상을 보면 네티즌들은 이렇게 [운전실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판명된 여성]에 대해서는 마구잡이로 조롱하거나, 운전하지 말라고 공격해도 된다는 일종의 탈규범화 상태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인다.

 

2.여성이라는 것

이것 정말 의아한 부분인데.. 캡쳐되어 돌아다니는 짤방에 모종의 악의가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

짤방의 마지막 부분이라 장문의 게시물을 읽은 사람에게 가장 진한 인상을 남기는 부분이기도 한데, 하필이면 이 부분은 다른 부분과는 확대된 사이즈가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이 정도 사이즈로 캡쳐됐는데 위의 저 부분은 조금 더 크게 확대됐다.

확대된 사이즈를 볼 때, 그리고 굳이 달려있는 여러개의 댓글 중에서 저 댓글을 골라서 캡쳐해서 마지막에 위치시킨 것으로 볼 때 이 짤방을 만들어 유포시킨 수많은 사람들의 의도가 이 짤방에는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즉 단순히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기에 덧붙여 남성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남혐페미]라는 프레임을 걸어버리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무수히 존재하는 남성을 혐오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이렇게 우리 사회를 위협하며 개념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 성토하는 용도로 이 짤방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온당할까? 두 가지 점이 걸린다.

1.댓글의 상대방이 남자인지를 물어본 것만 가지고 그를 남성 일반을 혐오하는 자아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자신의 에피소드에 대해 공감해주는 이들의 댓글 사이에서 영 색깔이 다른 댓글을 마주함에 있어서 당혹감을 그런 식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러한 '당혹감'을 '혐오'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걸까? 이는 침소봉대가 아닌가?

 

2.여러 개의 댓글 중에 하필이면 그 댓글만 가지고 이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하라고 이 짤방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의견이나 댓글들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그저 저 부분만 뚝 잘라고 제시하고 이 사람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상당한 왜곡과 오해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이 사람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자 한다.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당국이 이 사람의 운전 능력을 다시 한 번 검증할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러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감과 위로도 중요하지만, 그렇게만 그 사건을 소화해내기 보다는 반성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을 그렇게까지 형편없는 사람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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