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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성매매와 국제결혼에 대한 도덕적 검토

by 통합메일 202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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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을 성매매에 빗대 이루어지는 비판은 일견 타당하다. 동남아 여성들을 대상으로 자본을 바탕으로 접선하여 혼인하는 그 만남의 형식이 성매매와 어딘가 닮았기 때문이다. 국제결혼의 외연은 성매매의 그것과 비교할 때 더 크지만, 그 안에는 남성이 경제력을 이용해서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더욱이 이때 관계맺는 남녀의 차이차이가 적지 않다는 것도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또 따지고 보면 성매매와 동남아 국제결혼이 완벽하게 동일한 것도 아니다. 무엇을 가지고 양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 일회적 관계의 여부를 가지고 해보려니 경우에 따라선 스폰서처럼 일회적이지 않은 성매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성매매가 비난받는 이유는 일회적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다. 일회적 관계가 문제라면 원나잇 스탠드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양자에 대해 이루어지는 도덕적 비판의 질과 층위는 적잖이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다. 무엇인가? 인간을 수단시하여 돈으로 ㅇ니간의 인격을 구입함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더이상 존엄한 존재가 아니라 물건과 다를바 없는 존재로 추락하게 만들었따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의 화살은 비단 성매수자 뿐만 아니라, 매매자를 비롯해 이러한 거래 행위가 횡행할 수밖에 없도록 조장하거나 방조한 이들에게까지도 빠짐없이 제기되어야 한다.

 

동남아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국제결혼은 그 관계맺음의 목적이야 어떻든 과정의 측면에서 돈이 오간다는 게 문제다. 아마도 누군가는 탐욕과 쾌락을 목적으로 접근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생식과 계세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아니 정말 누군가는 운명의 사랑을 찾아서 동남아행 비행기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면, 그러한 관계는 결코 성립될 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관계의 목적을 차치하더라도 애당초 이러한 관계는 도덕적 선의지에 입각해서 정당화되는 게 불가능하다.

 

나아가 앞서 나열한 목적들도 크든 작든 색깔이 다를 뿐 결국에는 인간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일 뿐이다. 다른 누군가를 존중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어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 건 잘 해봐야 무도덕적 행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모든 이를 일률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현실적 타당성을 결여한다. 우리는 양쪽에 있는 그들이 어쩌다 이런 거래와 모험을 시도하게 됐는지를 묻지 않으면 안 된니다. 대체 이역만리 멀고 멀게 떨어져 살아가던 그들은 어떤 이해가 맞아 서로 그러한 서래에 임하게 됐을까.

 

인간의 행위를 강제하는 것은 칼 뿐만이 아니다.

 

생계와 문화와 관계가 인간으로 하여금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비록 그것이 도덕적 해우이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용서받을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누가 인생에서 처음부터 언제나 늘 도덕적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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