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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과제물]좋은 도덕-윤리과 수업을 위한 방법

by 통합메일 2019.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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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 세대가 미래 사회를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실제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의 개발을 총체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고, 도덕·윤리과 교육과정은 성실, 배려, 정의 책임의 핵심 가치를 학생들에게 내면화시키고, 독립된 인격체이자 시민으로서의 개인이 삶의 다양한 장면 속에서 윤리적 고민을 통해 그것을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인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교육방법적 측면에서 수업-평가-기록의 일원화를 기함으로써 내실있는 교육과 평가를 추구하고 있다. 일단 좋은수업이라는 것은 이와 같은 교육과정 상의 목표와 방법론을 현실 수업에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제적 고민과 더불어 길지 않은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좋은 도덕·윤리과 수업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이 글의 목적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도덕·윤리과 수업이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어려움은 교육과정이 목표로 하고 있는 덕목과 가치들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내면화시킬 것이며, 나아가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교과 성적의 계량화와 입시에의 반영을 중점 있게 시행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 환경에서 평가의 문제는 일선 현장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큰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평가의 특성상 객관성을 강조하다보면 타당성이 퇴색되는 것이고, 타당성을 만족하면서 충분히 객관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도덕과의 평가는 이런 어려움이 유난히 두드러진다. 도덕·윤리 교육의 목표를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요소로 분석했을 때 정서적, 행동적 요소에서 이런 문제가 심하다.

나아가 다채로운 가치관계와 생활 장면들을 돌려보며 제시되는 파편화된 덕목들만을 마주하던 중학교 도덕교육과 달리 고등학교 도덕교육은 윤리적 정당화를 위시한 일련의 윤리적 고민을 요구한다. 때문에 학생들은 도덕의 실체에 대한 이해나 당위적 문법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기 일쑤다. 교사의 교육 경력이 쌓임에 따라 이런 문제를 소홀히 하게 될 때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또한 도덕·윤리의 형이상학적인 특성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 내용에 대한 흥미를 잃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적 사례나 특수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윤리에 대해 접근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에는 도덕·윤리의 성격이 지나치게 편협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안정적으로 도덕·윤리학에 입문시키고, 그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자기주도적인 탐구를 진행함으로써 실제적인 도덕문제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인간인 동시에 시민으로서의 삶의 과정에서 도덕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을 형성할 수 있는 역량을 내면화시켜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를 녹여낸 수업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고민을 진행하고자 한다.

1.윤리학의 당위적 세계와 당위적 문법에 대한 교육

상기했듯 고등학교 도덕 교육현장에서 심심찮게 마주하는 문제 중 하나는 학생들이 윤리학의 당위적 세계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실의 세계와는 별도로 당위적 세계에서 통용되는 문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윤리와 사상이나 생활과 윤리 교과의 시작 단계에서 윤리학의 기초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용적으로는 인과적이고 사실적인 세계와 비교했을 때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세계의 특수성을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교수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시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꼼꼼히, 특히 좋음과 같은 가치 언어의 중의성을 위시한 당위적 문법의 특징을 강조해서 교육해야 한다.

 

2.교수 학습 방법으로서의 프로젝트 학습

항상 강조되는 문제지만, 학습내용을 통해 제시된 윤리 사상에 대한 이해가 학생에게 제대로 내면화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가치와 고민들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숙고 과정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첫 번째는 프로젝트 학습이다. 프로젝트 학습은 문제 상황을 포착하고, 스스로 학습 목표 및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으로서의 학습을 의미한다. 학습 내용은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하게 제시될 수 있지만, 그것이 학생의 내면에서 꽃 피는 양상을 지극히 상이할 수밖에 없고, 일종의 결단의 과정을 통해 수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할 때 하나의 윤리적 사상과 가치를 어떻게 자신의 삶에 녹여낼 것인지와 관련해서 스스로 프로젝트를 설정해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큰 효과를 낳는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자신의 삶과 세계관을 꾸려나감에 있어서 독자적인 윤리적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망하는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고 그와 결부된 윤리적 문제를 탐색하거나, 하나의 사회적 문제를 윤리적 접근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안내하는 것은 학생으로 하여금 장차 자신이 살아갈 삶을 윤리적인 시각에서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혹은 시의성을 살려 시민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문제를 포착하고 그에 대한 윤리적 정당화와 해결방안을 고민하게 해보는 것은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성을 고민하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입 수시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 중 세 번째 항목인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요구사항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이러한 프로젝트 학습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즉 전공이나 진로에서의 윤리적 고민 이전에 청소년기의 학업 생활 영역에서 어떻게 윤리적 삶을 살아낼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자기 주도적으로 설정하고 실천해나가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인성과 진로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3.교수 학습 방법으로서의 토의/토론 수업

최근의 학교 현장에서는 여러 교과에 걸쳐서 토의/토론 수업과 평가를 하는 시도가 널리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발달 수준을 고려할 때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역량이 미흡한 경우도 많고, 교과별로 토의/토론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있어서 많은 혼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나아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찬반으로 나뉘어져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하는 토의·토론 수업에 적잖은 부담을 가지거나 평가의 공정성, 타당성, 객관성과 관련해 불만을 가지는 학생도 적잖은 실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의·토론 수업의 교육적 효과는 상당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주장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윤리적 사유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전혀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 가치를 중심으로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도덕·윤리가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방의 형태를 취하는 찬반토론 보다는 집단지성의 도출을 모색하는 윤리적 문제 해결의 토의의 형태가 보다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흑백의 이원적 선택지를 놓고 다투기 보단 결론을 열어두고 의사소통을 진행했을 때 확산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팟캐스트나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뉴미디어를 도입함으로써 보다 신중하면서도 흥미를 갖춘 태도로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마련하는 노력 역시 요구된다 할 것이다. 토론이나 토의의 내용을 미디어를 통해 결과물로 보존했을 때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보탬이 된다는 것 역시 고려할만 하다.

 

4.윤리적 고민에 있어서의 다학문 및 간학문적 접근

또한 이 과정에서의 학습 효과나 동기 유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도덕·윤리의 범주를 넘어서 다양한 학문을 끌어들여 융합적인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조력이 중요하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도덕·윤리 교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학문은 결국 인간의 삶을 원천이자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고, 인간의 삶은 늘 그 안에 윤리적 갈등과 고민의 여지를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교육적 노력은 윤리학을 고립된 영역에서 벗어나 실제 삶의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업 중 교사의 발문이나 프로젝트 및 토의·토론을 진행함에 있어서 다른 학문 영역에서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고민과 노력이 요구된다. 평가를 함에 있어서도 평가기준에 관련 분야에서의 고민을 융합적으로 수행했는지의 여부를 추가적으로 고려한다면 학생의 입장에서도 윤리학을 보다 실제 세계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5.도덕적 경연

학업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교내외적으로 다양한 경연의 기회를 갖는다. 그런데 도덕·윤리과의 경우 이러한 경연 기회 마련에 있어 비교적 소극적인 상황이다. 다시 말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심지어 예술 관련 교과의 경우에는 관련 교내외 대회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데 사회교과, 그 중에서도 도덕·윤리 교과와 관련된 대회나 행사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매우 적거나 없다시피 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학기별로 시상하는 모범상(선행, 봉사, 효행 분야)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공개적 경연이라기보다는 담임교사의 추천이나 학생 상호 간의 투표로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의 입장에서 그것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때문에 도덕·윤리과는 교과와 관련된 교내외 대회나 행사를 마련하고 이것은 교과 수업과 연결 짓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일단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윤리학적인 가치 정당화 능력이나 지식의 정도를 평가하는 경시대회. 학교 현장에서는 윤리 골든벨이라든지, 유토피아 경시대회 같은 이름의 행사로 구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회들은 인지적 영역의 능력만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덕·윤리과의 교육적 목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때문에 윤리적 가치를 제대로 수용하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 낸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대회의 마련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이를테면 위에서 언급했던 일상생활에서의 선행 실천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 형태로 제출받아 평가하는 대회를 마련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수업에서 이루어진 프로젝트 학습 과정을 교과 평가와 별도로 좀 더 다채로운 평가기준을 가지고 재조명하여 평가하여 시상한다면 학생의 수행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교과 수업의 유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업과 비교과 대회를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교원양성 과정에 있어서의 간략한 제언을 하자면, 세 가지 정도로 얘기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로는 윤리학을 삶의 여러 분야와 관련지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윤리학사 및 사상가들의 면면을 이해하는 과정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학생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지 못한다면 위대한 사상도 결국에는 책의 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사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를 위하여 다양한 학문에 대한 폭넓은 소양을 쌓는 게 필요할 것이고, 현대 사회와 미래 사회의 여러 분야에 대한 풍부한 상식을 쌓는 것 역시 매우 영양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윤리학적 지식과 고민을 실제 세계로 이끌어내는 역량의 계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강의식 수업 뿐 아니라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의 토론 수업을 위한 역량 계발이 필요하다. 일단 스스로 이러한 학습을 수행하는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고, 교수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수업과 평가를 설계하고 진행하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꼭 가져봐야 한다. 특히 토의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경험은 단순히 그것에 참여하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경험이기 때문에 순번을 정해서라도 이러한 활동에 요구되는 능력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원양성 과정에서의 교과 교육론이 많은 경우 교수방법에만 치우친 것도 심히 우려된다. 수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평가라는 것을 현장에 와서 비로소 깨달았다. 어찌 보면 평가는 또 하나의 수업이고, 교사나 학생으로 하여금 어디로 가야할지를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것이기도 하다. 평가에 대한 충실한 고민이 없이는 교육현장에서 안정적인 항해를 할 수 없다. 평가의 내용은 교과 목표로부터 도출되지만,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의 과정은 무수히 많은 현실적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에 이는 꼭 필요한 수련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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