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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인공와우 보험 적용 이재명 플러스 소확행 국민제안 현황

by 통합메일 2022.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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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의 보험적용을 요청하는 제안들..

나는 SSD 환자다. Single side deafness는 편측성 난청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한쪽 청력을 상실한 것이다.

난청은 선천성 난청과 후천성 난청으로 구분되며.. 후천성 난청 중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은 돌발성 난청인데 나도 아마 돌발성 난청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인데 아주 어릴 때라 확실치는 않다.

하여간.. 어느 순간 한 쪽 청력이 상당히 약해졌음을 느꼈는데.. 그게 급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치료를 미루다가 돌리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 같다.

시간이 아주 오래 흘렀고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희망을 죽여왔다. 가망이 없고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음을.. 그저 남아있는 다른 한 쪽까지 잃지는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고작임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그러다 새롭게 알게 된 것.. 한가닥 희망으로 다가온 것이 인공와우라는 것인데.. 이게 몇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일단 이 기계를 머리에 이식한다고 해서 무조건 청력이 돌아오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기계를 통해 나는 외쪽으로 어떤 소리의 신호를 주입받게 되지만 그것을 흔히 인간이 받아들이는 소리의 신호로 인식하는 것은 또다른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더 큰 문제는 이 인공와우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이다. 한 쪽에 2,500만원을 봐야하는데.. 그러니까 차 한 대 가격이다. 하하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탈모에 대해서 건강보험을 적용시켜준다면.. 기본적인 인간의 지각능력과 직결되는 인공와우에 대해서도 당연히 건강보험의 적용이 이루어지는 게 형평성의 측면에서도 맞는 게 아닐까. 현재로서는.. 장애등급이 나오지 않는 나같은 편측성 난청 환자에 대해서는 인공와우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인공와우 수술 상담을 갔을 때 상담 간호사가 내게 몇 마디 말을 걸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확인하자마자 기습적으로 던지는 말이 '보험 안 돼요!'라는 것이었다. 이비인후과에 종사하는 의료인으로서도.. 편측 난청 환자에게 장애인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고 어떠한 혜택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고.. 또 환자들도 그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그점을 확실히 하려는 것으로 느꼈다.

편측성 난청은 일상적인 의사소통과 지각에서 큰 불편을 발생시킨다. 조용한 환경에서의 대화는 괜찮지만 여러가지 소음이 난무하는 공간에서는 소음의 방향을 인지하지 못하며.. 이는 상당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길을 걷다가 오토바이 소리를 인지하지 못해서 오토바이에 치일 뻔한 적도 있다. 소리의 방향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좌측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서 아쉬움도 크고.. 탈모환자들이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만큼이나.. 의사소통에서 상당한 위기와 위축을 경험한다. 탈모와 난청은 노력을 통해 그 아픔을 숨길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매우 달콤한 유혹을 낳고 또 그로 인해 비슷한 색깔의 아픔을 공유한다. 완벽히 숨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탈모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면.. 편측성 난청의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는 인공와우 시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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