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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코로나 양성 기록일지(증상: 발열, 오한, 인후통, 기침, 가래, 근육통) PCR 검사 확진 후기 - 동거인 임신 중 코로나 감염 후 함께 자가

by 통합메일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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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의 남성
화이자 백신 1~3차 접종 완료

2022.03.12.토요일


07:30 기상 - 주말이지만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오전 출근을 다녀오기 위함.
08:30 출근 - 한 시간 정도 동료와 차담을 나누고
09:30 본격 업무 시작
11:30 퇴근 - 근데 업무를 하는 동안 약간 폐와 옆구리가 뻐근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모종의 불편함이 있어서 느낌이 쎄했음. 하지만 생각보다 집중이 잘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냈기 때문에 기분이 괜찮아서 그냥 무시함.
12:30 귀가 - 집안일을 한바탕함. 설거지, 밥, 빨래 등등등. 이때 집안일을 한바탕 해두길 참 잘 했음.
14:00 점심 먹고 컴퓨터방에서 또 일을 함.
15:00 느낌이 쎄해서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함. - 음성이 나옴. 적어도 코로나는 아닌가 보다 싶어서 일단 안심.
15:30 도시 근교로 가볍게 나들이를 다녀옴. - 오르막 오르는 게 좀 힘들긴 했고, 좀 피곤하다는 느낌? 체력이 약한가 하는 생각을 함. 근데 이건 원래도 좀 그런 거 같아서 코로나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고.
17:30 운전을 하는데 양쪽 팔의 이두근 쪽에서 근육통이 느껴짐. - 근육통이 약간 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기분이 듦. 조금 전에는 이두가 아니라 어깨쪽이 결렸음. 하여간 이 순간 좀 더 강하게 의심함. 코로나의 증상 중에서 근육통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
18:00 저녁 외식 - 미각이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았음. - 냄새도 잘 맡음. - 다만 즐겨 먹던 음식이었는데 맛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낌.
18:40 문을 연 약국을 찾아 헤매다 겨우 하나 찾아서 자가진단 키트를 추가구매함. 한 개에 6천원이었음. 4개 사서 24,000원을 소비함. 마침 약국에 거치식 비접촉 체온계가 있어서 손목의 온도와 이마의 온도 등을 재봤는데 36.2도였음. 덕분에 걱정을 좀 덜었음.
19:00 귀가- 일을 하고 싶었으나 의욕이 없음. 자꾸 사람이 깔아지는 기분이 들고. 이 날 날씨가 굉장히 봄 날씨로 따뜻했음에도 춥다는 생각이 계속 듦. 이마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지만, 체온계가 없어서 잴 수가 없었고, 아내가 손바닥으로 짚어서 재봤는데 자기랑 비슷하다고 해서 괜찮은가 했음. 기침도 없음. 가래도 없음. 다만 입김에서 좀 더운 바람이 나오는 기분이 듦.
21:00 계속 누워 있고 싶어짐. 의욕이 점점 사라짐. 씻을 기운도 좀 없음. 11시에 그것이 알고 싶다 보려고 했는데 보지 못하고 거실에서 잠 듦.

2022.03.13.일요일

06:00 밤새 떨고 땀을 흘리다가 아침 6시에 기상하여 꾸역꾸역 일을 처리함.
08:00 일 마치고 집안일(칼질, 빨래 접기, 빨래 널기)을 좀 하고, 또 거실에 누워 있다가
12:00 어제 약국에서 추가로 구입한 자가진단 키트를 해 봄. - 음성 =>하지만 어째 이상함. 코로나가 아니라고 하기엔 아픈 증상이 좀 낯설게 아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독감도 좀 걸려보고 했는데, 그 증상이랑 비슷하긴 한데.. 양상이 좀 다름. 신종플루의 경우에는 폐를 아주 조져놓는다는 느낌이었음. 폐가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도 않음. 그냥 몸이 좀 따뜻해지는 느낌. 귀찮게 몸에서 열이 나네 라는 느낌. 그래서 그 귀찮음 때문에 사람이 자꾸 늘어진다는 생각이었음. 체온을 재고 싶었지만, 집에 체온계가 없어서 잴 수 없어서 당근에서 좀 뒤져보다가 마땅한 게 없어서 그냥 말았다가.. 그래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아내에게 미루지 말고 얼른 구입하라고 해서 인터넷으로 주문함.
13:00 자가진단에서 자꾸 음성이 뜨니까.. 정말 코로나 아닌가 싶었으나, 내일 당장 출근해야 하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카카오맵에서 신속항원검사 해주는 병원을 검색했고, 택시를 타고 그 병원에 갔는데, 1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이었음 ㅋ 그래서 얼마간 대기실에서 혼자 내동 기다려야했는데, 그게 별로 나쁘지 않았던 것이.. 2시가 되니까 사람들이 미친듯이 쏟아져 들어옴. 분명히 처음에는 대기실에 나 밖에 없었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대기실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참.
13:20 2시까지 점심시간이었지만, 일찌감치 업무를 시작하는 듯 했음. 귓구멍 체온계로 열을 쟀는데 37.9가 나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는 그냥 마음을 놨음. 확진이다 확진이야.
13:30 다행히 나는 첫번째 대기 손님이었기 때문에 첫빠따로 검사를 했고 결과는 5분만에 바로 나왔음. 뭐랄까.. 거기서 사용하는 것도 그냥 자가진단키트랑 똑같은 거 같았음. 다만 찌르는 손길이 전문가의 손길이라는 게 다른 건가. 하여간 양성이 두 줄로 똭 나와서 솔직히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게 갑자기 나에게 닥치니까 좀 어안이 벙벙해서 내가 진짜 양성이냐고 다시 되물었음. - 간호사가 몸 상태를 묻길래 그냥 기침도 없고 가래도 없고 그냥 열 좀 나고,, 몸살 기운이 있어서 오한이 있다고만 말함. 나중에 나갈 때 처방전을 줌. - 진료비는 6,800원인가 그랬던 듯. 약국에 가서 4천원 주고 약 받음.
14:00 아내도 병원에 옴. 내가 확진됐으니 그냥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기에.. 아내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전전긍긍하면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음성이었음. 검사를 받는 건 괜찮은데.. 병원에 대기하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로 너무 많아서 그게 더 겁남. 검사받으러 왔다가 코로나 걸릴 판. 여기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원체 인이 박힌 탓인지 그냥 덤덤한 모습이었음. 병원이라기보다는 공장이라는 느낌. 거기 있는 사람들의 90%는 확진자일 것 같았음.
15:00 아내는 음성이라 다행이지만 자가격리하면서 떨어져 지내야 했기에.. 서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걸어서 집에 옴. 그때부터 좀 슬펐음. 그리고 기침 같은 걸 하는 건 아니지만 뭔가 말을 많이 하면 좀 힘들긴 함. 폐를 공격하긴 하는 모양. 약국에서 분무기 형태의 소독약을 구입함. 7천원.
16:00 뉴스를 보니까 3월 14일부터는 PCR 없어도 신속항원검사만으로도 확진자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해서 PCR 안 해도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직장에 전화해보니까 그건 내일부터고 오늘 양성이면 PCR까지 받아야 한다고 함. ㅅㅂㅅㅂ 거리면서 택시타고 보건소 갔는데, 보건소가 이사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사 간 곳 찾아가니까 문 닫아서 택시를 돌려서 다른 보건소로 갔는데 줄이 장난 아니게 길었음. 약 500m 정도 됨. 그러다가 중간에 시간이 다 되고 물량이 너무 많다고 컷오프 당해서 집에 옴. 허허. 난 정말 자가격리하고 싶은데 본의 아니게 엄청나게 돌아다니게 됨. 보건소 택시비 1만원 넘게 씀.ㅎㅎ
18:30 귀가 - 컴퓨터 방에서 격리 중. 내일 아침에 PCR 검사 받으러 갈 예정. 독감 비슷하게 열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그런 게 있기는 함. 집에서 마스크 착용 중인데. 은근히 체온을 올린 상태로 인간이 있으니까 몸에 수분이 증발해서 가래가 좀 끼는 느낌. 한 번은 가래가 기도를 막아서 숨이 안 쉬어져서 깜짝 놀람. 물을 수시로 자주 마셔줘야겠다고 생각함.
21:00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가래가 좀 고통스러움. 가래의 점도가 굉장히 높아서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가래가 기도를 틀어막음. 질식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임. 숨 쉬기가 어렵고 조심스러움. 아무리 목을 가다듬어도 가래를 제어할 수가 없음.
22:00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음. 12시 30분 즈음 취침 시도.

2022.03.14 월요일

04:00 탈수 증세인지 소변을 자주 보게 됨
05:00 인후통이 이런 것인가 목이 굉장히 아파오기 시작함. 기존의 독감이 침을 삼켜야 아프다면 이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모종의 통각이 계속 목에 머뭄. 매운 음식이 목에 가만히 걸려 있는 느낌 같기도 하고.. 가느다란 바늘 한뭉치가 박혀 있는 느낌 같기도 하고.. 매우 아픔. 불덩어리가 목에 걸려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음. 빈 속이지만 병원에서 지은 약을 허겁지겁 먹음.
06:30 기침이 나거나 하는 건 아닌데, 그럼에도 목 아픔을 다스리기가 참 힘듦. 이 통증에 굉장히 집중하게 되었는데 통증이 목에서 기관지 쪽으로 점점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 모골이 송연했음. 아 진짜 숨 쉴 때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만으로도 통증이 성립함. 그리고 그 와중에 갑자기 떠오른 기억이 있었는데 직장으로 방문하는 녹즙 판매 아주머니 생각이 갑자기 났음. 난 녹즙 구독하지 않지만 영업 차원에서 샘플 주는 걸 잘 받아마셨는데.. 며칠 전에도 마지 못해 받아마시면서 들었던 생각이.. 맨 손으로 팩 자르고 빨대 꽂아서 주시는데 이거 위험한데?라는 생각이 상당히 강하게 들었지만 찝찝함을 애써 무시하고 그냥 빨대로 마셨는데 왠지 그게 자꾸만 생각이 남.
08:30 겨우 잠 들었다가 일어남. PCR검사 받으러 가야해서 나갈 준비함. 아까 새벽 보다는 목이 많이 덜 아픔. 가만히 있으면 그래도 괜찮음. 침 삼켜도 견딜만한 수준임. 어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슬슬 목소리가 좀 많이 변함. 나도 모르게 절로 말수가 줄어듦.
09:30 보건소 왔는데 어제보다 줄이 두 배는 됨. 어제는 파장 시간이라 그나마 사람이 적었던 모양. 이럴 줄 알고 이어폰을 가져와서 영화를 보면서 줄을 따라감.
10:30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검사는 못 받음. 방역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게 실감이 남. 인터넷으로 검색하니까 누적 확진자가 6백만을 넘었음. 대단하다. 9명 중 한 명은 걸려봤다는 얘기. 줄 서 있으니까 방역복 입은 직원들이 번호표를 나눠주고 진단키트 양성을 확인해줌. 내가 받은 대기 번호표에는 478번이라고 적혀 있었음. 그러니까 내가 오늘의 478번째 손님인 모양이었음.
10:45 드디어 검사가 이루어지는 컨테이너 근처까지 접근함. 와 진짜 여기까지 온 게 감개무량함. 내 앞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3명 정도 있었는데 말이 안 통하니까 방역요원분들이 의사소통하느라 애를 좀 먹는 듯 했음. 그래도 이런 경우가 그리 드물지는 않음 모양인지 나이 드신 방역요원께서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 그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멋졌음. 그런데 바로 뒤에 서있는 나한테도 번역기를 들이밀어서 서로 잠시 좀 민망하게 웃음.
11:05 검사 끝. 9시30분 부터 대기했으니까 꼬박 1시간 30분을 기다린 것.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는데, 점심 시간이 다가와서 그런지 아까보다는 줄의 길이가 좀 짧아 보였음.
12:00 두 시간 가까이 쌀쌀한 날씨에 떨었더니 몸 상태가 좀 안 좋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음. 집에 와서 라면 좀 끓여먹으니 양기 보충이 되서 기운이 났고, 오후 반나절은 굉장히 좋은 컨디션으로 이어갈 수 있었음. 병원에서 받은 약까지 먹으니 천군만마.
18:00 약간 잔기침이 이따금씩 날 때가 있음. 사람들이 내게 몸은 어떠냐고 물으면 새벽에는 목이 많이 아팠는데 이제는 괜찮아졌다. 꽤 살만하다.라고 말할 수준이었음. 다만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가볍게 기침을 할 때는 악화되는 건가 싶어서 얼른 걱정이 되기도 했음.
19:30 아내가 퇴근하면서 해장국을 포장해와서 나의 할렘 격리실로 넣어줌. 쟁반에 밥, 해장국, 간장종지, 김치, 깍두기 등등이 들어옴.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람. 코로나 걸리면 미각을 상실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는 않았음. 다만 이제는 목이 슬슬 간지러울 때가 있음. 기침이 슬슬 올라온다는 느낌임. 양치질 할 때 기침 안 하려고 사력을 다함. 엄청 아픔 기침은 아닌데. 뭐랄까. 기침을 하면 내가 바이러스를 배출한다는 자각이 강하다 보니까 육체적이라기보다는 정신적 데미지를 입게되는 기침인 것 같음.
03:30 일이 많아서 늦게 잠. 잠에 들 때 즈음 갑자기 콧물이 터졌음. 뭔가 또다른 국면이 열렸다는 걸 느낌.

2022.03.15 화요일

07:30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재택 근무에 들어가는 날임. 전날 늦게 잔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새벽 컨디션이 참 좋지 않음. 전날 분명히 제법 쾌변을 봤건만, 아침부터 설사를 했음. 코로나의 증상 중 하나인가 생각함. 설사는 증상에 없을 줄 알았는데 설사까지 다 겪게 됨.
09:30 재택 근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말을 좀 많이 하게 되는 되는데 가래 때문에 아무래도 말 하기가 좀 힘들 때가 있고, 말 하다가 이따금 기침 때문에 말을 멈추게 됨.
10:30 아침부터 코가 계속 맵다는 생각이 듦. 들숨은 차고, 날숨은 화끈거림.
12:00 전날 받은 PCR 검사의 문자가 드디어 도착함. 양성이고. 3월 14일 검사했는데 3월 20일 일요일까지 자가격리를 통보받음. 외출하면 벌받는다고 적혀 있음. 뭔가.. 원래부터 안 나가긴 했지만 괜히 뭔가 새롭게 갇힌 느낌이 들어서 좀 우울함.
17:00 미친듯이 일하다보니까 벌써 한 나절이 가버렸음. 내가 PCR 양성이 나왔으니 아내도 동거인으로서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었기에 근처에 있는 PCR 검사하는 병원으로 안내했는데, 병원에서는 동거인일 경우에는 가족관계증명서가 있어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그냥 신속항원검사로 진행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그냥 양성이 나와버렸음. 그렇게 아내도 확진자가 되었음.
18:00 아내는 약간 황망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직장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느라 한동안 부산했음. 그리고 일요일에 주문한 체온계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도착함.
18:30 자가격리하는 아들을 위해서 어머니가 제육볶음과 더덕구이 등의 반찬을 해서 문 앞에 두고 가심. 확진된 아내가 맛있게 먹음.
19:00 밥을 먹으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는지 아내는 갑자기 긍정 에너지가 솟아 오르는 듯함. 이렇게 된 거 배달음식이나 마음껏 시켜먹고, 마트 배달 주문도 해보고, 잠도 양껏 자야겠다는 포부를 밝힘. 확진 동지이지만 나는 그냥 계속 컴퓨터 방에서 자가격리하며 내외하며 내 일을 함.
20:00 방문턱 너머로 이야기를 몇 마디씩 주고 받는데 아내는 병원 이야기를 해줌. 의사 말이 발열로 인해서 자궁 속 양수 온도가 올라가면 그게 태아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 발열이 심할 경우에는 보건소에서 지정해주는 응급실로 가서 수액을 맞아 체온을 내려야 한다고 함. 때마침 TV 뉴스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집에서 아이를 출산한 산모의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었음. 차라리 지금 겪는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살짝 하고, 말로 꺼내지는 않음.
23:00 아내는 먼저 잠 듬

2022.03.16 수요일

07:30 어제는 1시에 잤으니 평소보다 좀 일찍 잠. 코로나 이후로 아침에는 늘 항상 이 굉장히 불편한 상태로 깨어남. 목이 완전히 잠겼다는 느낌으로 기상함. 콧물이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목에 고여있다보니까 그게 목을 집중 공격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음.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택 근무를 강행함. 목소리가 거북해서 상대방들에게 좀 많이 민망함.
10:00 아내가 깨어남. 아내는 열이 남. 뜨거운 곳은 38.7도가 찍히니까 체온계가 비상음을 내뿜었음. 그냥 일반적인 곳도 그냥 37.2정도로 나옴. 코로나 초기에.. 코로나가 시작될 때 한 번 이렇게 체온이 확 오르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음. 아 이제 시작이라니.. 그렇다면 나는 끝이라도 좀 보이기는 하는 것인가 잘 모르겠음. 다른 건 몰라도 임신 중이라는 게 큰 리스크로 다가옴. 아내의 배 온도를 재봤는데 배도 37. 몇도가 나옴.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타이레놀 한 알을 절반으로 쪼개서 먹었더니 좀 낫다고 함.
14:00 늦은 점심을 먹음. 근처 식당에서 파니니를 주문해서 먹었음. 맛있었음. 우리나라는 배달 강국이니까 굶어죽을 일은 없겠다 싶음. 나 혼자 아플 때는 배달 생각을 안 했는데 아내가 아프니까 음식도 배달해서 먹게 됨. 포장해 올 사람이 없기도 하고.
16:30 너무 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둘 다 각자의 방에서 잠이 듦.
19:30 아내의 앓는 소리에 깸. 오한과 인후통과 두통에 시달리는 듯 했음. 일단 급한대로 물을 한 컵 주고, 따뜻한 물을 데워서 건네니 좋아함. 병자가 병자를 돌보는 격. 또 타이레놀 반 알을 먹음. 반팔 옷 입고 춥다고 떨길래 그러지 말고 긴 팔 입게 함. 그랬더니 덥다고 침대에서 나와서 소파에 드러누워서 TV켜놓고 폰질하면서 그래도 꽤 살만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줌. 이제는 둘 다 걸린 상황이라 좀 서로에게 경각심이 약해짐. 방역 체계 붕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21:00 내 상태가 갈수록 좀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듬. 열이 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목소리가 정말 안 나옴. 말하기가 싫고 말 걸면 귀찮음. 많이 귀찮음. 재택근무하면서 목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가 싶기도 함. 가 맵고 시린 느낌은 전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여전함. 약간의 안구 안쪽으로 두통이 살짝 있음.
23:00 아내는 열이 내리고 상태가 많이 좋아졌음. 이제 코로나 정회원이 된 모양임. 그래 그런 느낌. 코로나 들어갈 때 열이 좀 난다. 그리고 열이 내린다. 하지만 병이 나은 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는 것. 그리고 열이 또 올랐다 내렸다 할 수 있다는 것.

2022.03.17 목요일

07:30 재택근무를 위해 기상. 아침 일어날 때마다 목 컨디션이 별로 안 좋다는 걸 느낌. 말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재택근무 특성상 말을 안 할 수가 없는 구조. 높은 음이 아예 안 나옴.
09:30 재택 근무 시작. 아침엔 목이 완전히 잠기기 때문에 말하기가 쉽지 않았음. 고객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가며 근무함.
10:30 늦은 아침을 먹음. 그래봤자 시리얼이지만. 먹고 12:30분까지는 이것저것 일을 함.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열은 안 나는 모양. 나는 이제 기침도 없고 가래도 없음. 이제 열과는 거리가 멀고 회복 궤도에 올라탄 듯. 아내는 회복 궤도까지는 아닌 듯. 다행히 찢어지는 인후통은 없는 것 같은데 보아하니 슬슬 가래가 생기는 모양.
12:30 다시 근무 투입. 근데 점심 즈음에 너무 졸렸지만 그래도 꾹 참고 일하니까 또 잠이 깨기는 함.
14:30 잠시 휴식. 아내도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기는 함. 인후통 없이 코로나 앓이를 끝낼 수 있다는 그건 정말 남는 장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듦.
15:30 아내는 졸린지 잠이 들었음.
17:30 업무 종료. 이제 목만 돌아오면 바로 투입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듦. 정리해보자면 촤초의 자각통이 있던 토요일로부터 3일차였던 월요일이 찢어지는 인후통으로 피크였던 것 같음. 그리고 화요일부터 목이 쉬기 시작함. 그리고 피크로부터 3일이 지나니끼 쫌 살겠다 싶음.
19:00 자다 일어난 아내의 상태가 악화됨. 이마의 온도가 다시 37.9도를 찍음. 손바닥 같은데가 막 38.5도를 찍음. 아이가 걱정됨. 체온이 막 오르락내리락함. 이불을 덮되 배만 내놓고, 배에 물통을 대고 있는 방식으로 온도를 낮추려 노력함. 마침 내 손이 좀 차서 아내의 배를 손으로 감싸보기도 함.
20:00 함께 식사.
21:00 며칠 동안 계속 목소리가 쉰 채로 살았더니 이제는 내 머릿속에서 내 목소리가 그 쉰 목소리로 고착되는 듯. 지금 이 타이밍에서 뭔가 말을 하면 원래의 내 목소리가 아니라 그 쉰 목소리가 날 것이라고 생각되는 현상을 경험함.
22:00 함께 소파에 앉아서 TV 시청함. 이제는 다시 괜찮아진 느낌.
02:00 일하다가 잠.

2022.03.18 금요일

08:00 아침에 일어났는데 컨디션이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이 듦. 몇 마디 말을 해봤는데 목이 많이 돌아온 듯 함. 다만 잘 때는 목이 간질간질하다 보니까 잔 기침을 막 하기도 했음. 지금까지는 기침이 없었다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기침이 좀 생김.
08:30 아내가 일어났는데 가래로 힘들어 함. 그로 인해 기침을 막 하기도 함. 아내는 하루 종일 기침함.

2022.03.19. 토요일

10:00 토요일이라 늘어지게 잠. 월요일부터 당장 다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똥줄이 타기 시작함. 뭔가 쉴 때 진도를 많이 빼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듦.

10:30 아내도 일어남. 나는 화장실에 갔는데 이제 설사를 하지는 않음. 다만 엄청난 쾌변을 봄. 이 병에 걸리고 난 뒤 좋은 점이라면 이것림. 평소엔 좀 완변의 스타일이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음. 오래 앉아있는 그 여유를 즐기는 편이었는데 그럴 수 없을 정도로 잔변감이 없어서 매우 당황스러움. 다만 이 경험은 나에게만 해당하는지 이에 대해서는 아내는 별 다른 언급이 없었음. 코로나와 변비가 상극이라는 건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것임.

11:00 자고 일어나면 많이 좋아져 있기를 바랐지만 아내는 많이 기침을 했음. 나는 밥을 먹고 어쩐지 능률이 안 올라서 그냥 잤음.

16:30 깸. 아내는 넷플릭스를 재미나게 본 듯함. 하루 종일 기침을 하길래 걱정이 많이 됐음.

24:00 아내는 기침을 하다 안 하다 해서 계속 힘들어했음. 열은 안 오르지만 아직도 가래와 기침이 남아서 그게 참 오래 감.

나도 아직 기침이 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오늘을 지나면서 거의 다 나은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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