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바이크 입문, 자전거 입문을 했을 때 가장 먼저 사는 것은 아무래도 자전거다. 자전거는 크게 프레임과 구동계와 휠(바퀴)로 이루어져있고, 자전거를 산다는 것은 이것들을 다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것만 산다고 끝인가? 아니다, 라이딩을 하기 위해서는 이것 외에도 필요한 것이 여러가지 있고, 라이딩 스타일과 목적에 따라서 구매해야 할 것들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진다. 하지만 어떤 라이딩을 하든 간에 라이딩은 인간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행위이고, 이것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고려해볼 수는 있다.
1.헬멧
가끔 필요 없다고 안 쓰는 걸 고집하는 분들을 인터넷 상에서 만나볼 수도 있긴하지만 이제 헬멧 안 쓰고 라이딩하는 놈은 비정상이라는 공감대가 라이딩계에선 형성된지 오래다. 사서 쓰긴 써야 한다. 그런데 뭘 사야 할지가 문젠데,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게, 착용감, 통풍성, 에어로다이나믹, 뽀다구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서울 한강 같은 도심에서 가오를 내세우며 라이딩하는 분들 같은 경우엔 뽀다구를 아무래도 가장 중시한다.
국민 헬멧이라고 부를 수 있는 카스크(KASK) 모지토 - 125,000원 정도
카스크(KASK) 프로톤도 많이 쓴다. - 260,000원 정도
한 때 휩쓸었던 POC 옥탈은 지금 찾아보니 최저가는 사이즈 재고가 없다.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는 23만원대.
내가 쓰는 건 지로 에어어택이라는 모델인데, 선글라스를 따로 살 필요가 없어서 구매했다. 구입당시 185,000원 정도 줬던 기억이다.
그런데 사실 나처럼 특이사항(선글라스 일체형)이 아니라면 그리고 굳이 뽀대를 중시하지 않는다면 굳이 저런 헬멧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여전히 난 고수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추천하는 모델은 아래와 같다.
캔쿤 헬멧 - 2만원대에 구입가능하다.
홍진 HJC R4 - 역시 2만원 대에서 구입 가능하다.
아니면 조금 더 돈을 쓰면
지로 서반트 같은 좀 더 메이저급 헬멧을 살 수도 있다.
착용감이나 뽀대가 늘어난다. 하여간 이 정도에서 선택을 하면 될 것 같다.
1.5. 장갑
깜빡할 뻔 했는데 장갑 필요하다. 반장갑이 있고, 긴장갑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긴장갑 추천한다. 반장갑을 끼면 손가락에 탄 자국이 너무 선명히 남는다. 잘타는 사람들 중에는 그냥 맨손으로 타는 사람도 많긴 한데.. 낙차했을 때 부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장갑은 끼는 게 좋다.
이 정도면 무난하다. 손바닥 줄자로 재서 신중히 사이즈 잘 고르길 바란다.
2.물통
인간이 자전거를 타면 에너지 소모가 극심하고 물 섭취는 필수다. 일단 처음에는 샵에서 주는 물통을 쓰면 되고 필요에 따라 카멜백 같은 물통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보온보냉 기능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달리다보면 그게 그거 같다. 다만 사이즈가 커서 물이 좀 더 많이 담기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기본 사이즈와 큰 사이즈가 따로 나온다.
3.전조등과 후미등
직장인의 특성상 한낮에 자전거 타기가 힘들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야간 라이딩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전조등과 후미등은 필수다.
전조증은 블랙울프 제품이 참 좋은 것 같다.
라이트 본체 + 배터리 + 충전기 세트로 구매하면 4만원 좀 안 되는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
문제는 이걸 자전거 핸들바에 고정시키는 것인데
이것저것 써본 결과 이게 제일 좋다. 하지만 운 좋게도 내게 여분이 하나 있으니 그걸 쓰면 되겠다.
후미등은 워낙 호불호가 갈리고 종류가 다양한데, 추천할만한 건 크게 두 개다.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점멸 모드와 강력한 밝기를 자랑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스마트 후미등이라고 요새 화제가 되는 녀석이다. 스마트폰으로 연동해서 점멸모드를 설정할 수도 있고, 같은 제품을 쓰는 다른 라이더가 있다면 깜빡이는 타이밍을 동기화시킬 수도 있다. 브레이크를 잡으면 관성을 감지해서 브레이크등 기능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4.속도계
자전거를 타다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랄까 권태기가 올 때가 있다. 그때 꼭 필요한 게 속도계다. 물론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해서 스마트폰으로 스트라바(STRAVA)를 이용해 속도를 보거나 라이딩 기록을 만들 수도 있지만 전용 속도계에 비할마는 아니다. 최고의 선택은 역시 가민! 하지만 가격이 30~50만원에 육박하다 보니 쉽게 지르기 어렵다. 그래서 많이들 쓰는 게 브라이튼 사의 제품이다.
가장 많이 쓰는 브라이튼 라이더 310 - 12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새로 나온 브라이튼 라이더 10 모델인데, 그냥 모델은 95,000원이고, 케이던스(페달 회전수) 측정이 되는 C모델은 125,000원이다. 케이던스 센서를 페달에 부착해서 신호를 받게 된다.
차이점을 보자면, 라이더10모델이 액정이 더 크다. 약간 더 크다. 대신 310모델이 배터리 지속시간은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물론 한 번 라이딩에서 36시간 라이딩 할 일은 절대 없지만, 어딘가에 며칠 투어를 간다면 310 같은 모델이 훨씬 안정적일 것이다.
리자인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GPS도 있다.
미리 경로 정보를 넣어두면 실제 라이딩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모양인데 이게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살펴본 세 가지 속도계는 결국 모두 GPS를 잡아서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결국 이 모든 것은 스트라바를 위해서다.
라이딩 후 로그를 분석해서, 자신이 어디에서 어떻게 달렸는지를 확인하는 즐거움은 정말 무시 못한다.
5.공구와 튜브와 공구통
일단은 집에서 정비를 하거나 현장에서 기재 트러블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단한 미니툴이 필요하다.
시마노 프로 미니툴이라는 아주 앙증맞은 제품이 좋아보인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사이즈의 육각렌치가 있어서 브레이크 트러블이나 안장 트러블에 대처할 수 있다.
다만, 나중에 집에서 체인을 교체하거나 하는 등의 작업을 위해서는
이런 공구가 필요하다. 렌치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무엇보다 체인을 끊을 수 있는 체인커터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고, 내가 해보니까 결국 두 개 다 필요하다.
여기서 공구를 끝내고 싶지만 필요한 게 또 있다. 이건 사기도 좀 애매하긴 한데, 없으면 또 불편하긴 하다.
토크렌치라는 거다.
이게 뭐냐면 카본 프레임의 경우에는 안장 싯포스트의 나사를 너무 꽉 조이면 그 힘 때문에 프레임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프레임에 보면 조일 때 최대 4~5N의 힘으로 조이라고 되어 있다. 근데 인간은 자기가 돌리는 힘이 4뉴턴인지 10뉴턴인지 알 수가 없지. 그래서 이 도구가 필요하다. 일정 이상의 힘이 주어지면 헛도는 렌치다. 사실 안장 높이 피팅만 제대로 되면 이후로 쓸 일이 거의 없는 도구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타이어 주걱이 필요하다.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타이어를 휠에서 분리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다. 최소 두 개 이상이 필요하다.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모 블로그에서 추천글을 보고 페드로스 타이어 레버를 구입했고 꽤 괜찮다. 두툼하고 듬직하다.
자 드디어 튜브인데, 개인적으로 여러 브랜드의 튜브를 써봤는데 벨로또가 괜찮은 것 같다. 다른 브랜드도 뭐 괜찮긴 한데 다만 슈발베 경량 SV20은 절대 쓰지 말자. 펑크가 너무 잘 난다. 튜브는 하나에 5~6,000원 정도 한다. 달리다 펑크가 나면 타이어를 벗겨내고 튜브를 갈고 다시 타이어를 끼우고 바람을 넣어야 한다.
근데 바람을 넣으려고 하니 이제 펌프가 또 필요하다.
가장 많이 쓰는 대중적 모델, 물론 집에서 바람 넣을 때 사용한다. 프레스타/던롭/슈레더 방식 모두 지원한다. 심지어 축구공에 바람 넣는 것도 되고, 힘만 좋다면 자동차 바퀴 바람도 넣을 수 있다.
근데 달리면서 펑크가 난 다음에는 어떻게 바람을 넣지?
방법은 두 가지다.
1.휴대용 펌프
각각 접었을 때 사이즈가 16cm 17cm로 매우 작다. 물론 그만큼 바람이 많이 안 들어가서 힘들다. 하지만 긴급상황에서 펌프가 없는 것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2.CO2 폭탄
한 캡슐에 700원 정도 하는 CO2 카트리지를 CO2 인젝터를 이용해 튜브에 주입하는 방법이 있다. 700원이라는 금액이 소멸하지만, 순식간에 바람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은 두 개를 다 가지고 다닌다. 일단은 CO2로 해결을 하고, CO2가 실패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미니펌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자 그럼 이 모든 걸 다 어떻게 가지고 다니는가? 가방이 있어야 한다. 흔히 공구통 혹은 툴캡슐이라고 부른다.
내부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뭘 사는 게 답인지 잘 모르겠다. 본인이 마음에 드는 걸 사는 게 답인듯하다.
휴.. 일단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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