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에 있는 대형서점 북스타를 방문한 2019년 1월 1일. 새해 첫 날부터 서점을 찾아 책놀음을 하는 건 내외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일이었다.

AK플라자 길건너에 대형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가 잘 안 보일 수도 있는데.. 하여간 건물 가운데에 입구가 있다 ㅎㅎ

문구코너도 꽤 크게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곳은 아니었는데 정사각의 공간 귀퉁이들을 이런저런 테마의 코너로 꾸며놓은 서점이었다.
예상대로 뭐랄까.. 일본 추리소설의 강세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경영 및 경제 혹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될 수 있는 장르들은 여전히 호황이고.. 하지만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을 의미를 못 찾는 인단이라서.. 곧바로 문학 및 신간 코너로 향한다. 내가 주목한 책들과 코너들 시작.

신간코너에서 만난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리고 광인의 수기.. 이 중에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라 눈에 팍 들어와서 집어들고는 한 번 술술 페이지를 넘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저자명이 무려 존 스튜어트 밀이었던 책 <타인의 행복>. 후기를 찾아보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를 제목을 바꾸어 내놓은 책이다보니까 관련된 후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책의 서두를 봤을 때 이미 다수 번역된 그의 책을 새로운 번역 철학에 입각하여 내놓은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기에 이 책으로 밀의 공리주의를 헤아리고자 구입을 결정했다.


이 서점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단독 디스플레이 코너가 마련된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주변에 나태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몇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인이기도하다. 내용을 보니 네티즌이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시들을 모아 묶은 것 같았다. 굉장히 효율적이고 매력적인 제품이었지만 몇몇 작품을 훑어보고는 구입을 유보하기로 했다.

신간 코너에 있던 철학 교양서? 교양서라고는 하지만 윤리학에 그치는 게 아니라 데카르트 같은 정통 철학자들의 뼈대를 훑는 작업이기 때문에 겁이 덜컥 나는 책이다.

얼마 전에 본 영화 중에 아오이 유우가 주연한 <이름 없는 새>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이라는 소재가 꽤 무게감 있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 책에 눈길이 멈추었다.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사진집이며 여행 에세이였다. 그것도 심지어 자전거 여행. 너무 멋졌지만 훑어보고는 말았다. 내가 가야만 의미가 있으니.

2019년 현대문학상 수상시집과 수상소설집. 과거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을 읽고 소설가를 꿈꾸었다. 언제 마주해도 다시금 피가 끓게 만드는 책이다. 시집을 살까 망설였다가.. 차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징들의 연속이리라 생각하여 접었다. 소설집도 이제는 감히 내가 그 흐름을 더듬을 수도 없을만큼 흐름이 바뀐 것 같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도 있었다. 상실의 시대는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원제를 달고 다시 출판된 모양이었다. 같은 내용일텐데, 번역도 새로이 이루어졌으리라 짐작되기도 하니 새롭게 소장하거 싶은 추똥을 줄 만 했다.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책도 탐이 났지만, 언제부턴가 하루키의 책을 소장하는 일의 의미가 전처럼 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해변의 카프카는 매우 여전히 의미가 있다.

추억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 때는 온 국민이 그의 책을 읽는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에세이..
김훈이 쓴 것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남한산성>이던가....? 소름 끼치게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던 작품이 분명히 있었다.

수상작품집들.. 이상문학상....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박준의 시집을 만나서 죽 페이지를 넘기다가 구입을 결심했다. 분명 최근의 시인들 중에서는 책 팔아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시인이 아닐까. 나의 안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자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원주에 있는 제일 유명한 서점이다 보니까 그런 모양이었다.

한쪽으로는 이렇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기도 했다. 카페인가 했는데..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는 코너라고 해야할 것 같았다.

책 두 권을 구매했다. 할인은 없었다. 10퍼센트의 할인 대신 책을 고르는 즐거움과 즉각 소장의 기회를 얻었다.

AK플라자 1층에 있는 커피빈에서 잠시 책을 읽었다. 즐거운 책 놀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