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후기 글을 보고 저도 정보를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해보니 오늘로 금연한지 970일 정도됩니다.
흡연력은..
1998년에 시작해서 2020년에 끊었으니 한 22~23년 피웠나 봅니다.
인생에서 아직, 흡연한 기간이 금연한 기간보다 더 많습니다.
(시작할 때의 계획에 따르면 이런 계산은 없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인생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저는 굉장히 계획적인 인간이었기 때문에 어릴 때 담배를 시작할 때도
'이걸 대학생이 되어서도 피우고 있으면 그건 결코 아름답지 못한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시작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짧지 않은 흡연 기간 동안의 흡연 루틴도 꽤 준수했습니다.
헤비 스모커는 아니었던 것 같고..
하루 5~6개비의 범위에서 흡연 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으로 나름대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했습니다. 때로 흡연량이 늘어난다 싶으면 반성과 절제를 통해 조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그게 잘 안 되기 시작한 게 전자담배입니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2014년에 입문해서 헤일로 액상을 미국에서 직구해서 피웠는데 이게 처음에는 진입장벽이 좀 있는데 한 번 적응하고 나면 거의 하루 종일 물고 있게 되더라고요. 한 2년 잘 피우다가 나중에 코일 관리하기 귀찮고, 더이상 마음에 드는 액상 확보하기도 어려워서 그냥 다시 연초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다가 또 나중에는 아이코스에 입문하게 되는데 아이코스도 상당히 중독성이 심했습니다. 일단 그 편의성이 상당하여 수시로 피우게 되고요. 제가 운전하면서 담배 안 피우는데 아이코스는 피웠습니다. 운전하면서 피우는 아이코스 맛은 지금도 살짝 군침이 납니다.
그러다가 이 아이코스 중독성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끊고 다시 연초로 돌아갔습니다. 이때가 정말 마음의 결단이 어려웠습니다. 아이코스 기계 버리던 그 순간이 생생합니다. 근데 정말 버리기 힘들었던 기억입니다.
아이코스랑은 이별했습니다마는 여전히 저는 흡연자요. 담배의 노예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연초를 규칙적으로 피우며 살아가다가 출산을 준비하기 위하여.. 아내의 압박을 응원으로 삼아서 금연을 결심하게 됩니다.
살면서 금연 시도는 엄청나게 많이 했습니다. 몇 번인가 성공하기도 했지만 한 두 달 정도가 한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엄청난 금단의 고통이 수반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뭐하러 그렇게 고생을 했나 싶기도 합니다.
한 번은 허브 약초 향기나는 플라스틱 파이프를 금연 용품이랍시고 나눠주길래 그거 입에 물고 한 두 달 금연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되려나 싶어서 이번에는 내 돈 주고 구입해서 시도해봤는데 역시 의지가 중요한 것인가 봅니다. 의지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금연 파이프랍시고 물고 있으려나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또 실패해서 또 규칙적으로 부지런히 담배를 피워나가는데 담배 때문에 또 날마다 혼나고 구박 받는 일상을 이어나가다보니 이제 더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 토요일 오전에 금연 클리닉 운영하는 동네 내과 병원을 찾아갑니다.
저는 당연히 모든 병원에서 다 처방받을 수 있을 줄 알고 미리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갔는데 정말 운 좋게도 마침 그 병원이 금연 치료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병원에서 제가 1호 금연 클리닉 환자였네요. 새로 개업한 병원이었던지라.
이 글을 보는 분들은 미리 검색해보고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https://www.nhis.or.kr/nhis/healthin/retrieveSsmkMdtrMdcAdminSearch.do
금연치료 의료기관 찾기
www.nhis.or.kr
보통 이 약의 복용을 고려하다가 머뭇거리게 되는 이유는 부작용 때문입니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살충동이고 또 하나는 오심입니다. 자살 충동의 경우에는 약의 복용 설명서에서도 분명히 언급하고 있는 부분인 거 같기는 한데.. 솔직히 말해서 전혀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케바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블로그보면 그런 충동을 느꼈다고 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마는 글쎄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오심은.. 이게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당시를 생각해보면 식사하고 밥을 먹으면 잠깐 속이 묵직하게 불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도 같습니다. 근데 또 이게 무슨 구역질 같은 게 생기는 건 아니고요. 위장 부분이 묵직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오심의 의미를 찾아보면 '속이 메스꺼워 구토를 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제 경우는 구토를 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속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분명히 있기는 있었습니다. 그게 한 30분 정도는 지속되는 것 같았습니다.
복용 방법은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떻게 복용하는지 의사 선생님께서도 말씀해주시고 약사 선생님께서도 말씀해주십니다. 특이한 게 처음 일주일은 약이 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체크하기 위해서 50% 용량의 작은 알약으로 복용을 연습하게 됩니다. 그리고 담배도 바로 끊는 게 아니라 담배도 같이 피우면서 약도 먹게 됩니다. 아주 특이합니다. 자연스럽게 끊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그냥 평소처럼 피우면서 약도 먹는 아주 이상한 행위를 하게 됩니다.
일주일을 무사히 복용해냈고,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병원에 가면 이제 100% 크기의 알약을 받게 됩니다. 2주 단위로 처방을 받게 되는데요. 이 약의 원리는 우리 머리 속에는 니코틴 수용체라는 게 있어서 이 니코틴 수용체가 텅 비면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인데, 이 약을 먹으면 니코틴 수용체를 엉뚱한 물질로 채워줘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다고 담배를 피우면 또 피울 수 있기는 한데요, 이게 서서히 '굳이 안 피워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줍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담배를 챙겨서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 나가야 하는 수고와 고생이 수반되는데요. 점점.. '굳이 그런 수고를 하면서 담배를 피워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너무 과장하는 건가 싶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뇌의 구조가 바뀌어 뇌의 어떤 질병이 치유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금연하고 가장 위험한 게 스트레스 상황이나 술자리이고.. 스트레스 풀려고 모인 술자리면 굉장히 더 위험해지는데요. 저는 970일 동안 간접흡연은 했을 지언정 그 어떤 담배도 입에 대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흡연자 시절을 되새겨보면 오랜만에 피우는 담배는 거의 망설임 없이 피워뭅니다만, 그 담배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달아 줄담배를 피울까 고민이 되는 상황에서는 이런저런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비교적 이성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한 무리의 흡연자들이 흡연을 하러 나갔을 때 첫 담배는 예외 없이 다 같이 피우지만 모든 이들이 연이어서 줄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약간 머리가 그런 상태로 유지되는 느낌이랄까요. 술자리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피우러 나가고, 심지어 그 사람들을 따라서 같이 수다 떨러 나가서 그들의 담배 연기를 맡게 되는 상황에서도 머릿 속으로는 '오 담배 연기군 오랜만이네. 몸에 안 좋겠네. 피우면 삥 돌겠네'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딱 한 번만 오랜만에 피워볼까?'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한 적은 한 번도 없던 것 같습니다. 이전의 금연 시도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경험입니다.
하지만 이 뇌의 병이 완전히 치유된 건 아닌 것 같은데, 지금도 길을 걷다가 찐한 담배연기를 간접적으로 흡입하게 되면 머릿 한구석에서 거기에 반응하여 핑 도는 현상을 경험합니다. 시간이 가면서 점점 그냥 마냥 불쾌하게만 느껴지는 식으로 바뀌어 가기는 하는데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뇌가 이미 한 번 담배 맛을 알아버린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뱀파이어 영화 블레이드에서 보면 뱀파이어의 배를 갈라놓고 거기에 피를 뿌리면 세포가 피맛에 반응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약간 그런 걸 보는 느낌입니다.
다시 시간을 돌린다면 이래저래 그냥 아예 담배를 시작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통해 금연을 성공한 만큼 다시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 거듭거듭 다짐하며 살아갑니다만, 얼마 전에 가까이 친한 친구 녀석이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어쩔 수 없이 이게 담배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고.. 그런 생각을 해보니 담배라는 걸 국가에서 사고 팔고 피울 수 있게 하고 있다는 것이 참 말이 안 된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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