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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6월의 한 가운데에서 학년초의 첫 수업에 보내는 편지다.

by 통합메일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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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한 가운데에서 학년초의 첫 수업에 보내는 편지다.

아마도 어쩌면 또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많이 설레고 떨리리라. 여전히 몇 번씩이나 같은 경험을 해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상황에 마주칠지 도저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그 모든 가능성은 불안과 불쾌로 다가오리라.

그래서 어쩌면 방어기제의 성격에서 나는 조금은 불필요하고 어리석고 지나친 선택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무 처음부터 많은 것들을 보여주는 일. 지금까지는 그것이 통하고 먹혔으니까.

하지만 이제 유월이 되어 한 학기의 마무리를 바라보는 시점에서는 다소 후회되는 것도 없잖다. 좀 더 천천히 보여줘도 좋았을 것들.. 물론 그랬어도 어차피 이쯤 되면 더이상 보여줄 게 남지 않을 정도가 되겠지만.. 

굳이 그렇게 완전히 처음 만남에서부터 웃으면서 숨 가쁘게 모든 걸 다 보여주려고 애쓰지는 않았어도 됐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다시 돌아간다면 첫 수업에서는 웃지 않았어도 좋았겠다. 오히려 첫 수업에서는 앞으로의 수업 시간에서 지켜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정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돌이켜 봐도 뭘 정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다른 사람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겠지.

수행평가 안내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학습 방법 설명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뭐 그 정도.. 그러면 별로 달라질 게 없는 건가 흠 글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은 퇴근을 하고 밤의 한 가운데에서 오늘 학교에서 접했던 아이들을 되새기매 좋았던 기억들이 많이 남는다. 나빴던 일보다는 좋았던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전할 수 있는 말들이 있다면.. 마저 다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일 따위는 감히 기대하지 않는다. 나쁜 사람으로 영원히 기억되는 일이라도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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