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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충주댐 커플 벚꽃 데이트 라이딩(로드사이클링, 2020년) - 캐논데일/후지

by 통합메일 202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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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차에 자전거를 실었다.

씨써커 캐리어는 2016년에 구입했다. 무려 50만원이나 주고 사면서도, 아 이게 정말 튼튼하게 고정이 될까? 의아했는데 몇 년 사용해보면서 여기저기 대회도 싣고 다녀보니 크게 걱정할 필요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만 아니면 참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을 하고 싶은 제품인데.. 이게.. 좀 비싸다 보니까.. 대신 최근에는 중국산 락브로스 흡착식 거치대가 거의 비슷하게 나오지 않는가? 중국은 정말 대단하다. 기술이 대단한 것인지 염치가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지.

그리고 자전거는 2015년식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105, 후지바이크 그란폰도 클라시코 1.3 - 105다. 후지 바이크는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 자전거 타는 부부의 삶을 꿈꾸며 야심차게 140만원을 투자해서 구입했다. 라이딩 횟수는 3년에 걸쳐 10여번 정도 되는 것 같다. 열 번 내외. 스무번은 결코 넘지 않는다.

후지 그란폰도 클라시코 1.3을 타고 있는 아내

 

탑승.

탄금대 레포츠 공원에 차를 대고 장비를 정리하고 자전거를 챙겨서 나섰다. 이미 시간이 좀 늦었다. 네다섯시쯤은 되었던 것 같다. 날씨가 흐려서 장단점이 있었다. 추울 것 같아서 둘다 속에는 저지와 빕을 입고 겉에는 다 겉옷을 걸쳤는데 정말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다. 

출발출발.. 꽤 오랫동안 인도병행길을 달려야 해서 별로다.

하지만 청주도 생각해보면.. 마찬가지지.. 집에서 무심천 도로까지 접근하기 위해서는 정말... 여행 아닌 여행의...

잘 가는구나

아내는 공도 타는 걸 실헝하고 무서워해서.. 이런 자전거 도로를 원했는데.. 그러다보니 결국 충주까지 오게 되었달까.

반면 나의 경우에는 2007년에 전국반주를 하기도 했거니와.. 2015년에는 알톤 로드마스터를 타고 부산까지 갔다가 배 타고 일본까지 다녀오는 과정에서 앞으로는 정말 어지간하면 자전거 도로는 타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을 정도로 자전거 도로라고 하면 학을 떼는 사람이라서 ㅎㅎ 사실 오늘의 라이딩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보였다.

그래도 처음 가보는 충주의 자전거 길은 매우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었다. 풀도 잘 잘랐고.. 노면의 상태도 준수하다.
셀카: 추워서 스파오 패딩 조끼를 입었다. 이제는 폐급.
오 이런 다리도 건넌다. 이건 마치 일본의 풍경 같다. 일본엔 이런 게 정말 많은데.
잠시 쉬기로..

현재 위치는 이 부근이다. 왜 여기로 왔는고 하니.. 자전거 도로가 중간에 길이 끊겨 있었다. 공사중이었다. 그리고 공사는 중단외어 있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공사도 중단된 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 공사는 나중에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시련을 안겨주게 된다. 하여간 길이 끊겼는데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대체자전거길이라고 되어 있는 표지판을 따라 가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자전거 도로는 아니고 그냥 길이다. 보도블록만 아닐 뿐.

잠시 휴식시간을 주었더니 아내가 되살아났다. 그런데 여기서 좀 더 가보니 결국에는 아주 잠시 고개 하나 정도는 자도를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다. 나야 뭐 크게 상관 없지만 아내는 공도를 너무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됐다. 자동차랑 교감하면서 달리는 방법을 모르는 아내를 위해 일단은 내가 뒤에서 따라가기로 하고, 아내에게는 실선 바깥으로 절대 나가지 말라고 했다. 실선을 밟고 가는 느낌으로 가라고 했다. 운전이나 자전거나 결국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은 두려움이 어느 순간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장벽으로 다가올 때가 있음을 나는 분명히 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에게 꼭 그렇게 공도를 강요할 마음은 없었으나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길이 이것 뿐이었다.

하여간 그렇게 어찌어찌 가기는 갔다.

아내는 언덕 하나 넘더니 무슨 38선을 넘은 사람처럼 넋이 나가고 축 늘어져 버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충주댐은 찍고 돌아가야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것인데, 아내는 돌아갈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결국 나는 내가 앞에 길이 어떤 보고 오겠다고 하고는 혼자 자전거를 끌고 충주댐을 찍고 왔다.

충주댐 가는 길. 처음에는 차도로 달렸는데.. 중앙분리 라바콘 때문에 차들이 나를 추워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뒤에 오는 차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얼른 자전거를 들어서 인도 위로 올라갔다. 나름 젠틀했다고 자부한다.

아내에게 이렇게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리 건너는 것부터 조마조마해했던 아내

하지만 건너고 수려한 풍경에 조금씩 마음을 풀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여기부터 충주댐까지 우리는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원래는 사람들 걸어다니라고 만든 길 같은데.. 코로나 때문일까? 벚꽃이 상당히 다 떨어졌기 때문일까?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아니면 정말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반대편에 있는 전망대라는 것일까?

셀카로 찍었더니 좌우 반전이 되어 버렸다. 아 이거 설정 어떻게 바꾸지.

알고보니.. 멀쩡한 설정을 내가 건드려서 좌우 반전이 되는 것이었다.

차는 없지만 그래도 아무래도 길이 좁다 보니까 전봇대를 지나갈 때마다 아내는 조금씩 불안해했다.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지막에 내리막을 쏘는 즐거움이란.

아내는 무척 좋아했다. 아름다운 벚꽃길에 우리 밖에 없다.

함께 맨박석 계란을 두 개씩 먹었다. 내 저지 주머니에 넣어왔다. 계란 껍질은 다시 비닐팩에 넣어서 가지고 돌아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아내는 참 올바른 사람이다. 

잘 찍힌 사진이다. 아내와 나의 자전거. 휠을 좀 바꿔주면 좋겠는데.. 존다 정도로.. 에이 근데 그러기에는 자전거를 너무 안 타지 않나.ㅎㅎㅎㅎ 뭔가 클릿도 신기고.. 이것저것하면 많이 좋아질 것 같은데.. 모르겠다잉.. 아내 것도 카본이다. 구입할 때 당시로는 상급 카본을 썼다고 들었다. 확실히 다운튜브가 굵직하다. 타운튜브의 BB의 굵직함은 어떤 자전거든지 간에 실물로 봐야만 알 수 있는 것 같다. 지금 보기에는 별 차이 없이 보일텐데 사실 왼쪽의 슈퍼식스는 다운튜브가 다소 얇다.

충주댐을 배경으로. 이건 무슨 HDR처럼 나왔다.

물이 흘러가는 편.. 남한강이구나?

셀피를 시도하는 아내

 

이제 돌아가는 길.. 나무 데크길을 찾아서 아주 안락하게 갈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의 노을이 환상이라서 얼른 내려서 찍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까 더 아름답게 찍힌 것 같다.

사진 찍는 걸 참 좋아한다.

이제 이후로는 사진이 없는데 이유는 일단 어두워졌기 때문이고, 나의 계산과 달리,, 있어야 할 다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아까 그 공사하던 지점이다.) 결국에는좀 돌아가야 했는데 아주 잠시 차도를 달려야 했다.ㅎㅎ (근데 정말 차도 달린 건 생각보다 얼마 안 된다. 200미터??) - 그런데 나중에 가면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이 나오고 더 나중에는 목행대교 쪽으로 가는 강변 자전거 도로로 들어가면서 그냥 너무 좋았다. 아내는 뭔가 좀 뾰루퉁해지기는 했으나 잘 따라왔다.

충주 서가앤쿡

그런 다음 우리는 다시 탄금체육공원으로 돌아와서, 자전거와 장비를 정리한 다음.. 충주 서가앤쿡에 갔다.

한상차림으로 해서 토마토해물파스타와 목살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감상은 뭐 그냥 soso..

정확히 말하면 가격만큼 못한다는 느낌이었다. 케찹도 내 입맛에 안 맞는... 뭔가 인도 케찹 같은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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